“38년 이어온 숲 가꾸기…‘지속성’이 지속가능성의 비결이죠”

입력 2022-11-07 06:01   수정 2024-03-08 13:41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1970년 유한양행과 미국 킴벌리클라크가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회사다. 기저귀, 생리대, 미용 티슈 등 생활용품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최장수 공익 캠페인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활발히 진행해왔다. 지난 2021년 창립 51주년을 맞은 유한킴벌리는 새로운 10년의 비전 ‘우리는 생활-건강-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를 수립했다. 2030 지속가능성 목표를 수립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행을 위한 체계를 구축했다.

사회·환경적 측면에서 유한킴벌리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일을 정의하고 실천하는 데 집중해왔다. 업의 특성에 맞춰 ‘안전’과 ‘보건’ 정책을 강화하고, ESG 위원회를 출범했으며, 환경과 사회 분야의 정량적 목표와 연도별 실천 계획을 마련했다. 특히 ‘지속가능 제품 전체 매출 95% 달성’이라는 도전적 과제를 세우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비롯해 조직 문화로 체화된 지속가능 경영을 오늘의 시선에서 다시 한번 정의하고 해석하면서 내재화를 바탕으로 한 성장을 그려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서울 송파구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전양숙 유한킴벌리 ESG&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사)을 만나 유한킴벌리의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 들어봤다. 전양숙 본부장은 “지속가능성의 또 다른 의미는 ‘지속하는 것’”이라며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더라도, 우선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하고 ‘반걸음’ 앞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유한킴벌리는 킴벌리클라크와의 합작법인이죠. 어떤 회사인가요.

“유한킴벌리는 1926년에 설립한 제약사 유한양행과 1872년에 설립한 킴벌리클라크가 1970년 설립한 합작회사입니다. 유한양행(30%)과 키벌리클라크(70%)가 지분을 가진 주주이며, 일찍이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이사회에서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이사가 경영을 총괄합니다. 소비자 관점에서 유한킴벌리는 전 세계 여성에게 미친 영향이 가장 큰 회사가 아닐까 합니다. 일회용 생리대를 최초로 사업화하고, 크리넥스라는 대표적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죠. 킴벌리클라크는 제지와 펄프 회사로 시작했지만, 개인용품과 생활용품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끌었습니다. 국가마다 다르지만 카테고리별로 1~2위의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윤리·투명경영이 중요한 회사입니다. 설립 때부터 기업이 사회의 구성원이며, 사회 공헌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정신이 기업 DNA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 국내 시장점유율은 어떤가요.

“기저귀, 생리대, 화장지 등 주요 카테고리에서 1위입니다. 그린핑거라는 영유아 스킨케어 브랜드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의 제품이 모두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 유한킴벌리는 비상장사이면서 ESG 경영을 열심히 하는 기업입니다. 비상장사인 유한킴벌리에게도 ESG가 의미가 있나요.

“유한킴벌리는 1980년대 사회 공헌 관점에서 지구·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윤리·투명경영을 선도적으로 추진했고, 저출생 시대에 맞춰 가족친화경영과 스마트워크 등을 발 빠르게 적용했습니다. 또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등 시대가 기업에 요구하는 바를 성실히 수행하는 모범생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모든 활동의 바탕에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에는 자연·지구·사회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기업의 지속가능성 두 측면이 있는데요.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믿는 기업으로서 하나씩 해온 일이 이제 ESG라는 이름으로 인정받는 것 같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ESG를 바라본다는 것은 시장에서 표준화된 관점으로 평가를 한다는 의미죠.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가 해오고 노력한 것들이 정말 경쟁력이 있는가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2021년 1월 1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하고 가장 먼저 유한킴벌리의 진짜 ESG 성적을 진단해볼 것을 주문했는데요. 지난해 4월부터 3개월간, 글로벌 ESG 평가기관의 주요 지표를 참고해 유한킴벌리와 관련한 340개 지표를 뽑아봤습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지표를 우리가 갖고 있는지, 자체 평가 진단을 시행해 기회와 리스크를 분석한 거죠.”

- 결과가 어땠습니까.

“기대보다 높은 부분도, 낮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한 가지 어려운 점은, 특히 지배구조와 관련해 비상장사에 대한 적합한 지표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E와 S 그리고 G를 다르게 들여다봤습니다. 보통은 첫 시작으로 관련 정책이 있는지 묻곤 하는데, 유한킴벌리는 인권정책만 하더라도 오래전부터 시행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시대에 뒤처진 내용도 있는 거죠. 인권, 상생협력, 다양성 등 각 부문별로 오랜 기간 해오던 일이지만 이 시대가 요구하는 내용을 정말 담고 있는지를 보게 된 겁니다. 마치 영어는 잘하지만 토익이나 토플의 문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저희끼리는 얘기했죠. 그렇다면, 시험 문법을 다시 살피고 다시 한번 기회 요인으로 삼아 좀 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CEO의 강력한 의지였습니다. ESG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 ESG 위원회가 다른 기업과 조금 다르게 구성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생활-지구-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대하는 기업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7월 CEO 직속 ESG 위원회를 설립했습니다. 지배구조의 특성상 사내이사로 구성했으며, 동시에 CEO 위원회 위원들이 모두 소위원회 의장이 되도록 했습니다. 환경(E) 소위원회, 사회(S) 소위원회, 지배구조(G) 소위원회가 있는데요. 환경 소위원회 위원장은 제조생산부문장이 맡고 있습니다. E와 관련해서는 중요한 투자와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S 부문은 본부나 부문별로 인권, HR, 구매 등이 다 연결돼 있고 사업과 경영지원을 같이 봐야 하기에 CEO가 위원장으로 있습니다. 또 G 부문은 재무적 의사결정이 중요하고, 윤리·법무와 관련돼 있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위원장을 맡았죠. 특히 올해부터는 이사회 보고를 정례화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지배구조, 다양성, 안전과 관련한 이슈를 보고하고 승인받는 과정을 거쳤고, 11월에는 사회성과와 환경평가에 대한 보고를 할 예정입니다. 또 올해는 리더급으로 구성된 ESG 실무위원회를 신규 조직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습니다.”

- 보통은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두고, 별도의 사무국을 두는 형태인데 유한킴벌리는 CEO 직속 ESG 위원회와 각각의 소위원회, 실무위원회, 또 5개의 TF를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사회 이사가 총 7명으로 많지 않기에, 전략적 ESG 대응 체계 구축 및 전사적 실행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SG 위원회를 CEO 직속으로 출범했고요. ESG가 실제 경영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사내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행을 강화하기 위한 E·S·G 3개 소위원회로 이분화해 구성했습니다. 또 ESG 자체 진단을 실시해 실행 과제를 도출하면서 개선 포인트를 실무자의 관점으로 다시 봐야 할 필요성에서, 실무팀장 또는 실무 담당자들이 모인 ESG실무위원회를 신설한 것입니다. 그중 급하게 개선이 필요하거나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다시 TF를 통해 들여다보는 구조입니다. CEO는 ‘반복해야 변화 관리가 된다’고 강조하는데, ESG도 반복하고 일상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속한 ESG&커뮤니케이션 사무국은 환경경영팀, 사회책임팀, 커뮤니케이션 3개 부서가 같이 있는 본부인데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환경, 사회책임 등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해온 인력이 함께합니다. 한 회사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쌓아온 베터랑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 저희의 또 다른 경쟁력입니다.”

- 실무위원회는 몇 명으로 구성돼 있나요.

“실무위원회에는 총 23명의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TF는 환경, 노동, 보건안전, 공급망 관리, 인권, CSR, 정보보호, 지배구조, 윤리경영, 일반 분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E, S, G 각 영역에서 총 66개의 실행 과제를 도출해 지난 6월 기준 전체 과제 중 39%를 완료됐고 2025년까지 100% 완료할 계획입니다. 일례로, ESG 기후변화대응 TF에선 2015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030년까지 25% 절대량 감축 목표를 수립했는데, ESG 환경 소위원회 검토를 거쳐 ESG 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얻었습니다.”

- 참여 인원이 많고, 사무국 팀 단위가 아니라 각종 위원회의 사업 단위에서 끌고 가는 형태가 특징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부터 CEO와 함께하는 이노베이션 토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환경과 ESG 담당 임원이 참여하는데요. 제품의 NPD(New Product Development)에 대해 논의할 때 환경성에 대한 얘기도 합니다. 각 사업부별 전략에서 ESG 목표에 따라 협업하는 ‘크로스펑션’ 활동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진짜 전략이 될 때 ESG가 경쟁력을 지닐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유한킴벌리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제품 목표 매출 비중을 95%로 설정했는데, 이 또한 사업 전략에 넣어버렸습니다. 그러면 가정용품 사업부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소재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중요한 건 모두가 참여해서 그동안 우리가 해온 일을 지금 시대 문법으로 해석하고, 사업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그간의 전략을 다시 논의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활동에 드라이브를 걸게 된 점이 작년과 올해의 주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지속가능한 제품 95% 달성은 가능한 건가요.

“지속가능한 제품 95%는 2018년에 TF를 통해 정한 목표입니다. 당시 폐기물 이슈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TF가 조직되었고, 제안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본질인 제품이 지구·환경을 고려해 위생성, 안정성, 환경성 등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데 합의한 것입니다. 바텀업(상향식)으로 꽤 많은 제품 라인업의 소재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95%라는 것은 정말 안되는 것을 빼고는 다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지속가능한 제품이란, 환경성(플라스틱 저감, 탄소 저감, 환경성 강화), 사회성(삶의 질 개선, 보편적 건강권 등을 위한 제품)을 개선한 제품입니다. 일례로, 사회성 개선 제품으로 발달장애 아동들의 고충을 이해해 생리 팬티를 만든다든지, 이른둥이를 위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겠죠. 2018년 가장 먼저 포장재에서 소재를 줄이는 노력을 시작했고요. 포장재 재질의 RC(Recycle Content) 적용, 생산과정의 플라스틱 부산물을 활용한 PIR(Post Industrial Recycled) 사용 등 노력을 2년 과정의 프로젝트로 진행해왔습니다. 물티슈의 경우 플라스틱이 50% 이상 함유돼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45일 이내에 생분해 가능한 ‘스카트 에코 종이 물티슈’, 100% 천연펄프 원단을 쓴 ‘크리넥스 종이 물티슈’ 등을 출시했습니다. 필수불가결한 것을 빼고는 자연 소재, 대체 소재로 바꾸려고 노력 중입니다. 올해는 ‘그린 액션 얼라이언스’를 체결해 LG화학, CJ제일제당 등 소재 기업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 유한킴벌리 제품 소재 중 펄프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한 펄프 구매 정책에 따라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등의 지속가능펄프 구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FSC 인증 등의 펄프 구매량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해 2021년 총 12만8919톤을 기록했죠. 또 일부 핸드타월 제품 및 내수용 기저귀 전 제품에 대해서도 국제 산림 인증 중 하나인 FSC CoC 인증을 획득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 포장재 재생 플라스틱 사용량도 높게 잡았습니다.

“2025년까지 포장재에 재활용 플라스틱 적용 비율을 50%까지 확대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전 카테고리에 30%까지 적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국은 소비자의 선택이 중요한데, 카테고리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이 조금씩 다른 상황입니다. 이 시장을 정말 바꾸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품질의 환경친화적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유한킴벌리를 대표하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당시 마케팅 부장이던 문국현 전 CEO가 미국 호주 등에서 잘 가꾼 아름다운 숲을 보고 이 운동을 건의하면서 198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유한양행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님이 그랬던 것처럼 유한킴벌리가 사회에 무엇인가 기여해야 한다는 아이디어였죠. 우리는 토지의 70%가 산으로 되어 있는데, 당시 민둥산이 적지 않았거든요. 나무를 심고 가꾸면 천이 생기고 물이 생깁니다. 장기적으로 우리의 강과 산, 자연환경이 푸르러지죠.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지난해까지 심고 가꾼 나무는 5488만 그루 이상입니다. 2030년까지 누적 6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이 목표입니다.”

- 캠페인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해관계자와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땅을 가지고 시작한 게 아니라, 국공유림을 가꾸고 기부 체납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많은 시민과 NGO, 정부 부처, 연구진, 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같이 가기에 멀리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한쪽이 멈추고 싶을 때도 다른 한쪽이 속도를 내면서 시너지를 내는 거죠. 초창기엔 유한킴벌리가 많이 애썼다면 이제는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숲을 매개로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캠페인이 그동안 꾸준히 발전해왔죠?

“처음에는 나무를 심는 데 힘을 기울였다면, 1990년대 후반부터는 숲 가꾸기에 역량을 모았습니다. 숲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하나의 종으로 울창한 숲을 만드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식생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외환 위기 때는 숲 가꾸기로 일자리 창출 노력을 했습니다. 또 2000년대에는 도시로 눈을 돌려 ‘도시 숲’을 잘 조성하는 게 주요 과제였습니다. 서울 숲을 만드는 데도 유한킴벌리가 기여한 바 있습니다. 또 ‘학교 숲’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지원을 했죠. 2021년부터 기후 위기 이슈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의 숲’ 조성과 사막화 방지 노력을 시작했고, 산림청·시민단체와 함께 ‘생물다양성숲’을 조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 기억에 남는 숲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몽골 숲 사례를 꼽고 싶습니다. 2003년부터 몽골 토진나르스 지역에 10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했는데요. 이 지역은 1990년대 두 차례의 큰불이 나서 황폐해졌다가, 20여 년의 노력 끝에 여의도 11배에 이르는 3250ha 크기의 건강한 숲으로 복구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발원지를 줄였다는 의미도 큽니다. 많은 국가의 기업과 시민단체 등에서 관여했다면, 20년간 프로젝트를 유지해온 곳은 저희가 유일합니다. 소나무 숲이 다시 복원된 기념으로 10m 높이의 생태 타워를 만들어 숲을 내려다볼 수 있게 했는데요. 현지에서는 생태관광 명소가 되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서 보면 사막화를 방지하면서 식생을 보고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 사진으로도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탄소배출량 중 전력 부문 비중이 가장 큰데, 어떤 전략을 갖고 계신가요.

“PPA(제3자 전력구매계약), 녹색 프리미엄제, 자가발전 등 여러 수단을 고려하고 있는데요. 우선은 감축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노후 설비 교체 및 공정 개선 등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각 사업장에 최적화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전략을 세우고 실천했죠. 이를 통해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4.53% 줄일 수 있었습니다. 2030년까지 2015년 대비 25%(스코프 1·2) 이상 줄이고자 합니다. 내년부터는 스코프 3와 관련해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류 부문에서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유한킴벌리가 ‘맘큐’라는 유아용품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적시 배송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환경성까지 고려할 계획입니다.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최단 거리 배송이 가능한 인공지능(AI) 도입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 조직도를 보니 포용성·다양성 부문의 최고책임자가 있더군요.

“전임인 김혜숙 고문이 있었고, 지금은 제가 겸임하고 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포용성과 다양성 책임자를 임명한 회사입니다. 여성용품을 만들면서 인권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은 회사이기에 직원들이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포용성과 다양성 이슈는 젠더 이슈로 시작했지만, 갈수록 세대 이슈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제가 선배들에게 배운 것은 ‘완벽하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이 너무 적다면 팀 리더, 남성 직원과 함께 임산부 간담회를 하고, 육아휴직 신청 방법 등을 알려줍니다. 축하 사진을 찍어 인트라넷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육아휴직을 쓰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거죠. 리더가 되면 고용과 다양성 관련 교육을 반드시 받게 돼 있고요. 관련해서 위원회도 존재합니다. 우리 회사의 기업문화를 좀 더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위원회를 조직했고, 자발적으로 MZ세대뿐 아니라 리더들이 모여 구성되었습니다. 성별은 반반이고, 의장으로는 신입사원이 선출됐죠. 이름과 나이를 가리고 포부만 밝혀 투표한 결과입니다.”

- 위원회는 자발적으로 만든 것인가요.

“당연직과 선출직이 있습니다. 당연직으로는 포용과 다양성위원장과 HR본부장이 포함되며, 위원회에서 나온 제안을 제도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지 검토합니다. 선출직은 2년에 한 번씩 바뀝니다. 물론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계속합니다. 사원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듣고, 제도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일정하게 조직 내 위상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겸임 제도를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 ESG 경영 선도 기업으로서, 다른 기업에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반걸음부터 먼저 나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선배들에게 많이 들은 조언입니다. 이슈가 생겼을 때 방어하지 말고, 유한킴벌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시작하라고 하셨거든요.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바가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계속하면 어느 순간 문화가 되고, 경쟁력이 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같은 전환기에는 좀 더 위대한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큰 꿈을 갖고 의미를 생각하다 보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조언도 많이 들었습니다. 전환기에는 ‘옳은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더 많이 공부하고 두렵더라도 조금씩 나아가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모든 기업에 적용될 수 있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은 응원 방식으로 ‘선택’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대담=장승규 편집장, 정리=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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